영문 사인 만드는 법

해외 계약서, 영문 이력서, 카드 뒷면, 입국 서류에는 한글 사인보다 영문 사인이 자연스럽습니다. 그런데 영문 이름을 또박또박 쓰는 것은 사인이 아니라 그냥 이름 쓰기입니다. 읽히는 이름을 읽히지 않는 형태로 바꾸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먼저 정할 것 · 어떤 철자를 쓸 것인가

영문 사인의 기준은 여권에 찍힌 영문 표기입니다. 여권이 HONG GILDONG이라면 사인도 그 철자를 바탕으로 만드는 편이 안전합니다. 여권과 전혀 다른 철자(예: 여권은 GILDONG인데 사인은 Kildong)로 만들면 은행이나 출입국 서류에서 본인 확인을 다시 요구받는 일이 생깁니다.

다만 사인이 철자와 똑같이 읽혀야 할 의무는 없습니다. 기준만 같으면 됩니다. 뒤에서 설명할 흘려 쓰기는 얼마든지 적용할 수 있습니다.

형태 세 가지 중 하나를 고르세요

1. 이니셜형 — 가장 빠르고 실용적

H.G. 처럼 이니셜만 쓰거나, 이니셜 두 글자를 겹쳐 하나의 모양으로 만듭니다. 쓰는 데 1초면 되고 흔들려도 티가 잘 나지 않아, 하루에 수십 번 서명하는 사람에게 적합합니다. 단점은 겹치는 사람이 많다는 것입니다. 이니셜만으로는 개성이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2. 성 강조형 — 해외에서 가장 흔한 방식

이름(given name)은 이니셜로 줄이고 성(family name)만 흘려 씁니다. G. Hong 형태입니다. 영미권 서명의 표준에 가깝고, 이름 전체를 쓰는 것보다 짧으면서도 개인을 특정하기 쉽습니다. 영문 사인을 처음 만든다면 이 형태를 권합니다.

3. 전체 흘림형 — 인상은 가장 강함

이름과 성을 모두 한 획으로 흘려 씁니다. 화려하지만 쓸 때마다 모양이 달라지기 쉽고 시간도 오래 걸립니다. 계약서 한두 장에 쓰는 용도라면 괜찮지만, 매일 반복해서 쓸 서명으로는 부담스럽습니다.

고르는 기준은 빈도입니다

일주일에 한두 번 쓴다면 전체 흘림형, 매일 쓴다면 이니셜형이나 성 강조형이 맞습니다. 멋있어 보인다고 복잡하게 만들면 결국 아무렇게나 휘갈기게 되고, 그때부터 서명이 매번 달라집니다.

영문 사인을 사인답게 만드는 5가지 손질

손질 1 · 첫 글자만 크게

대문자 첫 글자를 나머지 글자의 두 배 이상 크게 씁니다. 크기 대비가 생기면 나머지 글자가 아무렇게나 흘러가도 전체가 무너지지 않습니다. 영문 서명이 한글 서명보다 쉬워 보이는 이유의 절반은 이 대비 때문입니다.

손질 2 · 가운데 글자는 뭉개도 됩니다

Hong에서 o와 n을 또박또박 쓸 필요가 없습니다. 첫 글자 H와 마지막 g만 형태를 유지하고 가운데는 물결 한 줄로 처리해도 사인으로 읽힙니다. 오히려 그쪽이 더 자연스럽습니다.

손질 3 · 오른쪽으로 12~18도 기울이기

똑바로 선 글씨는 인쇄물처럼 보이고, 오른쪽으로 기운 글씨는 손으로 빠르게 쓴 것처럼 보입니다. 기울기는 모든 글자에 똑같이 적용해야 합니다. 몇 글자만 기울면 흔들린 것처럼 보입니다.

손질 4 · 펜을 떼지 않기

글자와 글자 사이를 아래쪽 연결선으로 잇습니다. 획을 끊지 않으면 위조하기 어려워지고, 쓰는 속도도 빨라집니다. G. Hong이라면 마침표에서 H로 넘어가는 선까지 이어 보세요.

손질 5 · 마지막 획을 길게 빼기

마지막 글자에서 오른쪽으로 길게 선을 뺍니다. 사인의 끝을 알리는 표시이자 빈 서명란을 채워 주는 역할을 합니다. 단, 매번 같은 길이·같은 각도로 빼야 합니다.

화면에서 만들 때의 설정

영문 흘림체는 굵기 변화가 있을 때 훨씬 그럴듯해 보입니다. 사인메이커에서 다음 설정으로 시작해 보세요.

  1. 서명 패드를 열고 펜을 캘리그래피 또는 만년필로 고릅니다. 캘리그래피는 납작한 펜촉을 흉내 내어 획 방향에 따라 굵기가 달라지므로, 영문 필기체와 특히 잘 맞습니다.
  2. 캘리그래피를 골랐다면 펜촉 각도를 40~50도 사이로 맞춥니다. 오른쪽 위로 올라가는 획이 가늘어지는 지점을 찾으면 됩니다.
  3. 굵기는 5~8 정도로 낮게 잡습니다. 영문 흘림은 선이 얇아야 겹치는 부분이 뭉치지 않습니다.
  4. 부드러움을 60~75로 올립니다. 마우스로 그릴 때 곡선이 각지지 않게 잡아 줍니다.
  5. 서명 기준선 보기를 켭니다. 영문은 글자가 기준선 위에 나란히 앉아야 안정적으로 보입니다.
  6. 같은 사인을 열 번 이상 반복해서 그린 뒤,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을 남기고 투명 배경 PNG로 저장합니다.

지금 바로 그려 보세요

캘리그래피 펜과 기준선을 켜면 영문 흘림체가 한결 쉬워집니다. 설치도 회원가입도 필요 없습니다.

영문 사인 만들러 가기

용도별로 다르게 챙겨야 할 점

여권 · 출입국 서류

여권 사인란에 이미 서명해 두었다면 그 모양을 바꾸지 마세요. 입국 심사나 면세 환급 서류는 여권 사인과 대조합니다. 새 영문 사인을 만들었다면 여권 재발급 시점에 맞추는 편이 안전합니다.

해외 계약서 · 영문 인보이스

투명 배경 PNG로 저장해 PDF에 넣는 방식이 일반적입니다. 구체적인 순서는 PDF 계약서에 서명 이미지 넣는 방법에 정리했습니다. 서명 아래에 인쇄체로 이름과 직책을 함께 넣어 주면 상대방이 누구의 서명인지 확인하기 쉬워 실무에서 선호됩니다.

신용카드 뒷면

카드 뒷면 서명은 가맹점 직원이 눈으로 대조하는 용도이므로 빠르고 일관되게 쓸 수 있는 형태가 좋습니다. 이니셜형이 적합합니다.

영문 이력서 · 커버레터

요즘 영문 이력서에는 서명을 넣지 않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커버레터 맺음말 아래에 넣는 경우에만 Sincerely, 다음 줄에 서명 이미지를 넣고 그 아래 인쇄체 이름을 적습니다.

주의할 점

  • 한글 사인과 영문 사인을 같은 기관에 섞어 쓰지 마세요. 은행은 등록된 서명 하나를 기준으로 대조합니다.
  • 인터넷에서 받은 남의 서명 이미지를 변형해 쓰지 마세요. 똑같은 사인을 쓰는 사람이 이미 있을 수 있습니다.
  • 저장한 PNG 파일을 메신저나 메일로 다른 사람에게 보내지 마세요. 그 파일만 있으면 누구든 다른 문서에 같은 서명을 붙일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영문 사인과 한글 사인 중 무엇을 만들어야 하나요?
국내 문서만 다룬다면 한글 사인 하나로 충분합니다. 해외 계약·유학·외국계 회사 업무가 섞여 있다면 둘 다 만들되, 기관별로 한 가지만 등록해 일관되게 쓰세요.
필기체를 배운 적이 없어서 모양이 안 나옵니다.
필기체 전체를 배울 필요는 없습니다. 첫 대문자 한 글자만 필기체로 연습하고 나머지는 물결선으로 처리하면 됩니다. 실제로 영미권 서명 대부분이 그런 형태입니다.
사인 폰트로 만든 이미지를 써도 되나요?
가능하지만 권하지 않습니다. 같은 폰트를 쓰는 사람이 전 세계에 있어 고유성이 없고, 손으로 다시 쓸 때 똑같이 재현할 수 없어 대조가 필요한 상황에서 불리합니다. 차이는 사인 폰트와 직접 그린 서명의 차이에서 자세히 다뤘습니다.
대문자로만 쓰면 안 되나요?
됩니다. 다만 대문자 정자체는 누구나 쉽게 따라 쓸 수 있어 위조에 취약합니다. 연결선이나 기울기 같은 개인 특징을 하나라도 넣는 편이 좋습니다.
모바일에서도 만들 수 있나요?
네. 오히려 손가락이나 펜으로 그리는 쪽이 마우스보다 자연스럽습니다. 태블릿 설정은 아이패드·갤럭시탭으로 서명 만들기를 참고하세요.